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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바닷물 오염과 해산물

조아요 2013. 8. 22. 02:22


다른 이야기는 다 차치하고, 후쿠시마 원전과 관련해 한국인과 연관이 있는 문제부터 풀어볼까 합니다.  일본산 먹거리는 중에서 가장 걱정이 큰 것이 수산물입니다. 수산물은 어떤 종류가 얼마나 오염됐는지 보도록 하죠.

일본 출장을 갔을 때 구입한 책이 있습니다. <먹거리 통신-食べもの通信> 이라는 월간잡지인데, 후쿠시마 사고 이전부터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해서 발간되던 잡지입니다.



오늘은 < 원전사고에 의한 방사능오염, 해류에 의해 태평양바다와 해저까지 확산>이라는 글을 소개하겠습니다. 글쓴이는 가와사키 츠요시(川崎健), 일본 토호쿠대학 명예교수 입니다. 가와사키 츠요시 교수는 일본 과학자회의대표간사로, 전공은 해양생물자원의 동태입니다. 




< 원전사고에 의한 방사능오염, 해류에 의해 태평양바다와 해저까지 확산>

가와사키 츠요시, 일본 토호쿠대학명예교수 

원전 사고 이후 유출된 방사능 오염수는 해류를 따라 태평양 쪽으로 흘렀고, 또 바다 깊숙이 흘러 들어갔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에서 2011년 4차례에 걸쳐 오염수가 흘러나왔습니다. 2011년 8월 하순, 일본 문부성이 해안에서 140~210km 바다에서 고감도 조사를 한 결과, 농도는 상당히 낮았는데, 후쿠시마, 미야기, 이바라기현은  2009년 수치보다 33~58배에 해당하는 세슘137이 검출됐습니다. 하지만 치바현으로 내려오면 2009년도 수치와 비슷합니다.이바라기현 이북의 수역에서는 쿠로시오해류를 타고 운반된 오염이 계속되고 있지만, 곧바로 동쪽으로 빠져나가고 있는 것이 보입니다. 

오염 농도가 높은 오염수는 해안에서 바다쪽을 향해 '층류'(불규칙한 흐름을 하지 않은 정상적인 흐름)를 형성해 흐르다가, 바다쪽으로 나가면 '활류'(소용돌이가 발생해 불규칙적으로 흐름)로 변해 확산됩니다. 

어폐류의 오염을 보면, 2011년 사고 이후, 빠른 단계에서 원전 주변 수역을 중심으로 시라스(멸치, 청어, 은어 따위의 치어)와 정착성 해조류인 아라메(해조류-사진 참조)등이 오염이 심하게 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는 당시 층류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어서, 그 이후로 오염도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시라스(멸치, 뱅어 등 치어)아라메(해초류)



표층회유성 어종을 조사해보면, 오염도가 100 베크렐(/kg)이 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시간이 경과할수록 오염도는 떨어지고 있습니다. 2011년 10월 이후로는 거의 20베크렐 이하입니다. 바다에 살던 표층어인 이와시(정어리)와 산마(꽁치)에서는 오염도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산마(꽁치) 이와시(정어리)


하지만 2011년 6월초부터 표층생물의 오염 대신에, 저생생물(해저에 붙어 생활하는 생물)의 세슘오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해양에는 수평방향의 흐름(해류)와 수직방향의 흐름, 연직순환이 있습니다. 즉, 위아래로 혼합이 된다는 얘깁니다. 겨울이 되면 해수면에 기온이 내려가기 때문에, 표층수가 차가워지고, 밀도가 높아집니다.  때문에  표면수가 침하하면서, 표층의 물질이 하층으로 운반이 됩니다. 오염된 표층수 외에도 물고기의 똥이나 프랑크톤의 시체 등이 함께 침하합니다. 이것들은 해저의 진흘에 흡착해, 장기간 오염이 지속됩니다. 

저생생물의 오염은 2가지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아와비(전복)니 우니(성게)같은 해초를 먹고사는 생물. 하지만 해초는 물속에서 영양을 섭취하기 떄문에, 해수의 오염도가 낮아지면, 생물의 오염도 급속하게 떨어지겠지요.

또 하나는 카레이 (가자미)류나 메바루(뽈락)류처럼 해저 동물을 먹는 생물입니다. 진흙은 한번 오염이 되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이런 생물은 2012년에도 오염도가 높습니다.  

메바루 (뽈락)카레이(가자미)


500베크렐 이상의 오염이 높은 생물이 발견되는 해역은 연안을 따라 남하하는 오야시오 해류의 영향으로 원전에서 주로 남쪽으로 퍼져가고 있습니다.

2011년 9월까지는 후쿠시마현 북부 먼바다에서 북이바라기 먼바다까지,  10~12월 사이에는 원전 이남의 후쿠시마, 이바라기현경계까지, 2012년 들어서는 원전 앞바다에서 바로 남쪽 좁은 수역과 고오염수역은 서서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단 2012년은 아오모리나 미야기등에서도 500베크렐을 넘는 마다라(대구류)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2012년은 오야시오 해류대가 예년이상으로 북쪽으로 흘러, 마다라가 그 냉류를 타고, 북상했기 때문입니다. 


마다라(대구류)


오염상황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2011년 4월부터 5월에 걸쳐, 원전에서 오염수가 표층생물을 오염시켰습니다.

2. 6월에 접어들면서, 표층부유, 유영생물은 이동을 하고, 오염수는 동쪽을 향해 쿠로시오 해류를 타고 확산됐기 때문에, 방사성물질의 방출이 줄어듦에 따라 이들 생물의 오염도는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최근 도쿄전력이 오염수를 매일 300톤씩 바다로 흘려보냈다고 시인했기 때문에, 오염도가 과연 떨어졌을지는 알 수 없겠군요)

3. 한편, 수심 100m 근처에서 분포하는 저생생물의 오염이 시작됐습니다. 이는 표층의 방사성물질이 해수의 상하혼합에 의해 해저진흙에 흡착돼, 이것을 먹는 생물이 오염되고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해저진흙에 흡착된 방사성물질은 곧장 해수로 이동하기는 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저생생물은 앞으로도 장기간에 걸쳐 요주의 대상입니다.

4. 마구로(다랑어)나 카츠오(가다랑어) 같은 대형 육식어는, 먹이로 먹는 물고기가 이와시(멸치, 뱅어같은 치어)나, 사바(고등어) 같은 오염도가 낮은 것이어서, 당장은 식물연쇄에 의한 고농도 농축은 거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보여집니다. 

오염에 제대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미야기현에서 이바라기현 바다에 걸쳐 오염된 수심 100m 정도의 해저를 정기적으로조사해 오염지도를 작성해 공표할 필요가 있습니다. 

태평양으로 확산된 오염물질은 북반구를 둘러싸고, 그린랜드 부근에서 연직순환에 의해 심층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러면 1000년에서 2000년의 주기로, 전세계의 바다에 오염이 확산될 겁니다. 각지역에서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입니다.



일본산 수산물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나요? 2012년 11월에 발간된 자료여서, 최신 자료는 없는 게 아쉽네요. 특히 최근 도쿄 전력이 매일 300톤식 오염수를 바다로 흘려보낸 사실을 시인한 상황에서, 바다는 더 우려가 큽니다. 또 오염수가 바다 뿐 아니라 땅으로도 유출됐다고 했죠.


다음번엔 어종별 세슘오염도에 관한 자료를 풀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