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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로 보는日本

일본 '부부별성(夫婦別姓)'에 관한 다양한 논의

얼마전 일본에서 '부부가 결혼전 성을 그대로 쓰게 해달라'는 즉 '부부별성' 요구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트랙백을 걸어볼까 하고, 검색을 해보았더니, 의외로 이 문제에 대한 글이 발견이 되더군요. 그래서 몇가지 링크를 공개하면서 적어볼까 합니다. 

우선  [일본, '부부 별성' 요청 첫 위헌 소송]이라는 교도통신 기사 (2011/01/06)가 있습니다. 부부별성을 요청하는 소송이 처음으로 제기된 것이 이 때인가봅니다. 이 기사를 보니, 소송을 제기한 상세한 이유가 잘 적혀 있습니다. 

제가 올렸던 포스팅은 다소 설명이 부족했었는데, 이 기사를 보니 이해가 되는군요. 헌법 24조는 "부부는 동등한 권리를 갖는다"고 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성을 바꾸면 한 사람만 불이익을 당하게 된다는 주장이군요.

기사에 소개된 쓰카모토라는 여성은 호적상에는 남편의 성으로 되어있지만, 결혼전의 성씨인 쓰카모토를 사용해왔다고 합니다. "호적에 올라있는 이름이 본명으로 여겨지면서, 강한 자기상실감을 느끼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게 큰 이유인 것으로 보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부부별성은 1996년에 이미 한차례 논의된 적이 있군요. 선택적으로 부부가 별성을 사용하는 내용을 담은 민법을 개정하도록 법제심의회가 정리를 했지만 당시 여당이었던 자민당이 "가족의 일체감이 사라진다"는 등의 이유로 개정이 불발에 이르렀습니다. 2년 뒤, 민주당이 집권을 하면서 별성 논의가 다시 주목을 받았지만, 역시 진전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일본 국민들은 '부부별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역시 교도통신의 2013년 2월 16일 기사를 보면, 일본 내각부가 이에 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내용이 나타납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선택적 부부별성'에 대해 "필요없다 (반대)"가 36.4%, "개정해도 상관없다 (찬성)"이 35.5%로 거의 비슷한 비율로 나타납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조사보다 반대는 1.4%포인트 늘었고, 찬성은 1.1%포인트 줄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총 4번의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반대가 찬성보다 많이 나타난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5060 세대는 대부분이 '반대'를 했고, 2030 여성들은 각각 53.3%, 48.1%로 찬성 의견을 나타내, 세대별로 큰 의견차이를 보였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2011년 방송된 NHK 뉴스를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권이나 은행구좌를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든지 하는 실질적으로 어떤 여러움을 겪게되는지 인터뷰가 있고, 일반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도 들을 수 있어, 이번 판결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NHK의 여론조사에서도 찬성(29%), 반대(32%) 잘 모르겠다(34%)로 여론이 어느 한 쪽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비등비등하게 나오는군요.

NHK에서 실시한 여론조사. 찬성/반대/잘 모르겠다의 비율이 비슷비슷해서 뭐라고 판단하기 어렵게 생겼군요.


역시, 좀처럼 바꾸지 않는 나라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