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도 놓은 평가를 받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3년만에 내놓는 장편소설이, 12일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발표돼, 도교도내 서점에서는 날짜가 바뀌는 오전 0시를 앞두고 카운트다운이 행해지는 등 많은 팬들로 붐볐다.
이번에 발매된 것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 <색채를 띠지 않은 다자키 츠쿠르와 그의 순례의 해>로, 돌연 친구들과의 관계를 끊게 돼, 마음에 상처를 입은, 다자키 츠쿠르라는 이름의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와 마주하는 이야기다.
12일부터 전국에서 일제히 발매돼, 심야에도 영업을 하고 있는 도쿄, 시부야구의 서점에서는 날짜가 바뀌는 오전 0시부터 구입할 수 있어서, 직전에는 140명이 행렬을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5초전부터 카운트다운이 시작돼, 0시가 됨과 동시에, 책을 덮고 있는 검은 천이 걷히자, 기다리고 있던 팬들이 잇따라 구매를 이어갔다.
이 가운데는 계산을 기다리는 동안 읽기 시작한 팬과, 10권을 한꺼번에 사는 사람도 있었다.
NHK 뉴스에서 보도된 <무라카미 하루키, 3년만에 장편소설 발간에 구매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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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하루키의 장편소설은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1Q84> 3권 이후, 3년만으로, 발매되기까지 책의 내용이 일절 밝혀지지 않은 화제성도 있었고, 일찍이 50만부 발행이 정해진 상태였다.
책을 구입한 한 40대 남성은 <사전에 정보가 없었는데도, 여기까지 큰 소동이 있는 걸 보니, 역시 무라카미씨의 작품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조만간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빨리 읽고 싶다>고 말했다.
출판 불황이라고 하는 가운데, 서점측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에 따른 집객 효과에 기대를 하고 있다.
카운트다운 이벤트를 벌인, 다이칸야마 츠타야 서점(蔦谷書店)의 마무로 미치코(間室道子)씨는 <아무런 정보가 나와있지 않은 가운데서도, 많은 분들이 추운 날씨에도, 달려와 행렬을 만들어 사주어서, 정말로 고맙다. 역시 무라카미이기 때문에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12일에는 전국 주요 서점에서도 개점시간을 앞당기거나, 특설코너를 마련하는 등 이에 대응해나간다고 한다.
왜 주목받고 있는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신작이 이렇게까지 주목되는 이유에 대해서, 게이오대학 교수이며 문예평론가인 후쿠다 카즈야(福田和也)씨는 <지난번 1Q84, 등과 같이, 사전에 내놓는 정보가 아주 한정돼있기 때문에, 팬의 기대가 점점 부풀었다고 생각된다. 그것은 판매전략이라기보다, 본인도 그런 식으로 정보를 내놓는 것을 즐기고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무라카미의 작품의 인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 <무라카미의 작품은 외국에서도 계속해서 팔리고 있고, 일본에서 세계문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무라카미의 작품 밖에 없다. 역시 보편성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것은 그가 작가임과 동시에 번역가이기도 한 점이 크다고 생각된다. 무라카미는 세계문학의 번역도 정력적으로 하고 있어서, 그것이 보편성있는 작품을 계속해서 쓸 수 있는 힘도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무라카미 하루키. 그는 소설가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수필도 많이 쓰는 사람이다. 그의 소설이 사람들에게 많은 영감과 즐거움과 괴로움(어렵기 때문에...)을 주기도 했지만, 그는 수필을 통해서 그의 라이프스타일을 널리 보급한 사람이기도 하다는게 내 생각이다.
예를 들면, 그가 정말 끈질기게 좋아하는 비틀즈라든지,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보스턴으로 날아갈만큼 애정하는 마라톤이라든지, 재즈음악 같은 것들이 그렇다. 심지어 하루키식으로 요리하기 책도 나와있으니, 소설가가 내지도 않은 요리책이 나온 경우가 또 누가 있을까. 연예인을 좋아하게 되면, 그가 좋아하는 음악이 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는지, 어떤 옷을 입는지를 궁금해하듯이, 소설가에 대한 사생활을 공유하고 싶은 사생팬이 많은 것이 테다.
NHK 뉴스에서도 언급돼있듯이, 무라카미 하루키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는 이유는 그가 소설뿐 아니라 번역가로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번역활동을 통해 세계적 보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에서 그와 비슷한 소설가가 누가 있을까, 꼽아보라고 한다면 나는 소설가 김영하를 꼽고싶다. 뭐, 소설가를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김영하 작가가 <위대한 개츠비>를 번역해서 낸다는 소식도 있고 (하루키도 위대한개츠비를 번역한 적이 있음), 이미 그의 소설이 여러권 영어로 번역돼 소개된 바 있다. 빛의 제국 이라든지...
그리고 무엇보다, 팬들과 대중들과 대화가 굉장히 많은 작가라는 점이다. 일찍이 팟캐스트라는 신기술(!)을 이용할 줄 알았고, (집에서 녹음실을 마련했던 것 같다, 가수 이적과 콜라보레이션으로 음악계와 문학계를 넘나들기도 했고) 심지어 TED에 연사로 나서서 대중을 자극하기도 했다.
여하튼, 무라카미씨는 어느새 환갑을 훌쩍 넘었다. 그의 재치과 장난끼, 감수성 그리고 체력. 나이에 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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